Friday, April 23, 2010

만들어진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는 만들어진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 사실 자체는 아예 존재조차 하지 않는지도 모릅니다. 음, 예를 든다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신문기사, 소위 언론이 정한 머릿기사들에 사회적 아젠다가 좌지우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언론의 기능이라는 것이 사회적 아젠다를 끌어올리고, 그것을 공론화 시키는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기능이지만, 그만큼 참으로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정말 주목해야할 일들이 사장되는 경우도 있고, 주목받지 않아도될 일들이 가치 이상으로 수면위에 동동 떠오르는 것을 보면 그것을 실감합니다. 또한 떠오른 이슈에 대해 언론인 혹은 언론사의 사조에 따라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과연 우리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우리가 만들어낸 것인가, 아니면 타인이 만들어 낸 것인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우울과 불안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혹자는 '우울증'이라는 병이 사실은 병이 아니라, 인간이 본래 태어날 때부터 느낄 수 밖에 없는 감정의 패턴일뿐이라고합니다. 우울증 역시 사회가 만들어낸 병이라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어떠한 '무리'들이 인간의 정신이나 감정을 '병'으로 취급해서 의료사업이라는 범주에 넣었다고나 할까요. 백퍼센트 동의할 수 없는 얘기이지만, 그래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랑도 마찬가지 입니다.(아, 여기서 말하는건 '남여'간의 사랑이라고 한정합니다.) 남여간의 사랑은 존재하는 것일까요? 흔히 사랑이라고 칭하는 감정을 부정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랑'이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다가 어느 순간 사랑에 빠진 그 상황을 더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사랑하던 사람이 그립다는 건 사실 좋았던 추억을 그리워한다고 해야 정확할 것 같습니다. 변해버린 '현재의 상대'를 인정하기보다 그 때 그 마음, 그 순간을 함께했던, '그 때 그 사람만'을 그리워한다는 겁니다. 헤어진 커플이 다시 만났을 때 그렇지 않은 커플에 비해 다시 헤어질 확률이 높은 것은, 아마 이상적인 추억을 되돌릴 수 있을거란 기대가 현실과 너무나 쉽게 어긋나기 때문입니다.(그간 머리로 그려놓은 상대는 그저 '환상속의 그대'였을 뿐)음, 이건 다른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어쩌면 그 때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더라도 사랑에 빠질 수 있는 확률은 비슷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스스로 만들어낸 사랑해야겠다는 그 타이밍에 그 사람이 쏙 들어온 것은 순전히 타이밍의 힘이 아닐까요. 물론 타이밍이 만들어낸 그 인연의 위대함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절묘한 타이밍 속에서 상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그 사실 자체를 사랑하는게 인간이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덤불속>을 보면 한 가지 사건에 대해 여러 명의 목격자가 진술을 합니다. 하지만 사건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미궁 속으로 빠지지요. 목격자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사건'에 대한 진술을 자신의 시선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거짓 하나없는 '사실'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사건이 존재했을 때 그 사실은 사실이 일어났던 현재 진행형일 때만 진실로 존재할런지도 모릅니다. 그 시점이 지나고나서는 각자가 만들어낸 함정 아닌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지요. 생각의 함정 말입니다. 하물며 사건 현장에서 똑같은 사실을 겪은 등장인물 세 사람의 시선이 모두 달랐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 세상에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을 자기식대로 곡해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인간의 한계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찌보면 가끔은 그 한계가 인간을 살아가게하는 것 같습니다.


(음악은 글의 내용과는 관련없는...ㅋㅋ)

1 comment:

  1. OH

    MY

    GOODNESS!!!!

    I like this post!!!
    especially the third paragraph (on love) just BLEW MY MIND!!!

    seriously I wanna share this with my ppl too.
    you are such a philosopher!!!

    I also reckon that love is a fantasy.
    a fantasy that many of us are obsessed, and that drives us to the same goal.
    You need a fantasy to jump over a gap that lies between you and someone else, and bet&commit urself into this one thing so frail, unstable and unpromised: a relationship.
    and I think we call such a fantasy, love.

    everything happens in a bush...h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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