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행 만원 지하철에 한 남자가 탄다. 찰나지만 사람들의 눈은 일제히 피부색이 까만 그의 얼굴을 향하고, 몇 정거장 지나서 옆에 있던 한 사람은 코를 막으며 옆 칸으로 자리를 옮긴다. 지하철이 만원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앉은 옆 좌석은 두 세정거장이 지나서야 겨우 채워졌다. 텔레비전에서는 추석맞이 외국인 장기자랑과 베트남에서 시집 온 며느리의 기구한 사연이 눈물샘을 자극하고 직접 만든 김치를 시어머니 입에 넣어 주면서 해피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매년 다문화 가정의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주민을 향한 우리의 시선은 아직까지 순혈주의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고, 미디어가 다루고 있는 다문화 사회의 갈등 해소 방식은 지나치게 단편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에서 IS에 의해 자행되는 테러가 급증하면서 이주민은 점차 냉담을 넘어 두려움과 추방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사회가 이주민 인권을 대하는 자세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국내 난민 문제이다. 현재 한국의 난민 심사는 외무부가 아닌 법무부 출입국 관리소가 관할하고 있다. 난민인권센터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15년까지 난민 신청인 1만 5,250명 중에 단 576명만 국내에서 난민 인정을 받았으며, 난민 인정 비율은 5% 미만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 성적이다. 프랑스의 난민이었던 홍세화 선생은 난민 인권을 외교적인 관점이 아니라 단순히 법적인 기준으로 재단하는 국내 난민 인권 현실을 지적한다. 특히 공항의 송환 대기실의 여건은 난민 인권 문제로 여러 차례 지적되어 왔다. 난민 자격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공항에 입국 후 바로 난민 신청을 할 수 있지만, 심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무기한 공항 내에 있는 송환 대기실에서 지내야한다. 송환 대기실은 국가가 아닌 민간 항공사의 비용으로 운영되고 있어 그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이미 최대 수용인원(25~30명)을 초과한 공간에서 100여명이 기본적인 잠자리나 세면 시설을 이용하지 못한 채 하루 두 끼 제공되는 치킨 버거와 콜라로 끼니를 때워야 한다. 당연히 임산부와 어린이를 위한 시설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난민 인권 문제와 이주민 차별에 대해 시급히 고민해야하는 시점에 서있다. 특히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또래 집단에서 겪는 소외가 그 중 하나이다. 이는 단순히 또래 사이의 인종 차별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인권 존중이라는 개념을 갖추고 있느냐라는 관점으로 다가가야 한다. 인권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 형성은 어른들의 몫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시도는 쉽게 좌파적인 성향으로 치부되는 까닭에, 전 세대를 아울러 사실상 정규 교육 과정에서 '인권'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교육 받은 세대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인권 교육과 이주민 정책의 역사가 깊은 유럽에서도 지속적으로 난민 출신의 범죄자가 양산되는 이유는 그들이 어릴 적 겪은 소외와 빈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해서였다.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성장하며 한국 사회와 마주할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소외와 차별을 줄일 수 있는 어린이, 청소년 대상 인권 교육 도입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한 인권 강의에서 조효제 교수는 이주민에게 인간의 기본권을 보장하되 그들을 차별하거나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저 나와 같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사람임을 최소한으로 인식하는 ‘호의적 무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효제 교수의 인권오디세이>에서 언급된 인권 관련 사례들이 시사하는 바를 한국사회에 접목 시키기에는 다소 추상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인권이라는 추상적인 주제를 계속해서 수면 위로 끌어 올려야 하는 이유는 다음 세대에게 지금보다 좀 더 인간답게 살만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이다. 그 성과는 지금 당장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세계 곳곳에서 수백 년간 인권으로 끊임없이 연대한 앞선 세대의 움직임이 있었기에 지금 나는 그 시대보다 조금 더 살만한 땅 위에 서있다는 사실이다.
I have a thought that the system of nation states might disappear one of these days. It is hampering the distribution of wealth and protection of human rights, as you described here, sometimes. Nation state is rather a new notion in the history of humanity compared to other long-lasted ones like family and personal property; it didn't exist 400 years ago. So I have a hope that globalization of the economy, and development and penetration of information technologies may deconstruct this notion, and completely change the way we see this world in an irreversible manner.
ReplyDeleteHey, just found your comment and agree with some points. Human rights in now's world is my recent interest, and I have been looking for the books and column regarding this issue. Do you know Mr. Kang Sang Jung write some column or books about this?
DeleteCrazy debate man me have no idea what the 훡 you guys talking about. Very smart my cabbage
Delete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배축ㄱㅋㄱㄱㄱ마이 캐비지ㄱㄱㅋ ㄱㅋㄱㄱㄱㅋㄱㄱ진짜우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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