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rch 5, 2010
쓰고싶은
쓰고 싶은 말은 많지만 나오는대로 자꾸 쓰다가 지우다 그대로 비공개로 사장되어 버리는 글이 많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버려둔 블로그. 오늘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날인데. 할 말이 많아서인지 기분탓인지 오늘도 그냥 접고. 아무튼 최근에 머리가 탕 울리는 글 하나를 찾았습니다.
인연이 그런 것이란다. 억지로는 안 되어.
아무리 애가 타도 앞당겨 끄집어 올 수 없고,
아무리 서둘러서 다른 데로 가려해도 달아날 수 없고잉.
지금 너한테로도 누가 먼 길 오고 있을 것이다.
와서는, 다리 아프다고 주저앉것지. 물 한 모금 달라고.
- 혼불中,최명희 -
크- 지금 너한테로도 누가 먼 오고 있을 것이다... 다른 문장도 그렇지만 특히 이 문장이 그리 마음에 와닿을 수가. 사람들이 인연을 맺고 (친구든 연인이든) 살아가는 것을 보면, 정말 신기할 정도로, 아니 경이로울 정도로 그 절묘함에 놀라곤 합니다. 그 시간, 그 장소, 그 선택. 수만가지의 경우의 수를 뛰어 넘은 채, 수십년 모르고 살던 사람이 어느 순간 가장 친한 친구, 연인으로 인연이 닿는 사실이 참 감사하고도 소중한 일이지요. 이름이 로또만 아니였지, 그러고보면 우리는 매순간 '인연의 확률'에서 승자 혹은 패자가 되는 듯합니다.(패자라하면 악연이겠지요)
아무튼, 누군가 나에게 먼 길을 오고 있을까도 궁금하지만, 내가 어떤 익명의 사람에게 먼 길을 가고 있는지 더 궁금합니다. 지금 나를 채워 주고있는 사람들로도 충분히 따뜻하고 소중한데 또 내 인생을 채워 줄 사람들이 더 있을까 하는 바보같은 의문도 들기도하고. 누군가에게 가는 길이건, 혹은 누군가가 나에게 오는 길이건. 서로 지나치지 않고, 서로를 알아보고 주저 앉아 물 마시며 웃을 수 있기를.
(조근조근 존댓말로 글을 쓰는 이동진 기자의 문체가 참 좋아보여서 존댓말로 써보니, 오 새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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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t u can treasure such individual bonds that u have formed with various ppl so far..and the new ones u will create from now as well.
ReplyDeleteI reckon life's such a wonder.
Like you I'm also surprised I have got to know with good people in such appropriate timings and all...
and that's the time I realize we all are lead by some great power.
Indonesian guy in AYF gave me a great timing to get to know you. (Thanks to Ind guy!) I always get power from people around me. God gives me precious friends like you. Especially, I'm always surprised i've got great friends from other countries. I think i am so fortunate enough person=)
ReplyDeleteYou exactly understand what i said on this post! yay! your translation system works so well! (but the translation program that i use isn't good at translating Japane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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