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rch 26, 2010
Tuesday, March 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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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표정, 몸짓. 이런거 진심을 담지 못한다. 눈빛. 그게 진심을 담는다. 가끔은 본인도 모르는새 숨기고픈 진실을 말한다. 무심코 거울을 봤을 때,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상대를 응시할 때, 돌아서면 소름이 끼칠정도로 사실적인 내 마음을 발견한다. 그리고 가끔은 그게 너무나 슬프다. 상대에게서 읽고 싶지않았던 그 눈빛을 읽었을 때만큼. 부정하고 도망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 눈빛은 거짓말이 없다.
Friday, March 5, 2010
쓰고싶은
쓰고 싶은 말은 많지만 나오는대로 자꾸 쓰다가 지우다 그대로 비공개로 사장되어 버리는 글이 많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버려둔 블로그. 오늘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날인데. 할 말이 많아서인지 기분탓인지 오늘도 그냥 접고. 아무튼 최근에 머리가 탕 울리는 글 하나를 찾았습니다.
인연이 그런 것이란다. 억지로는 안 되어.
아무리 애가 타도 앞당겨 끄집어 올 수 없고,
아무리 서둘러서 다른 데로 가려해도 달아날 수 없고잉.
지금 너한테로도 누가 먼 길 오고 있을 것이다.
와서는, 다리 아프다고 주저앉것지. 물 한 모금 달라고.
- 혼불中,최명희 -
크- 지금 너한테로도 누가 먼 오고 있을 것이다... 다른 문장도 그렇지만 특히 이 문장이 그리 마음에 와닿을 수가. 사람들이 인연을 맺고 (친구든 연인이든) 살아가는 것을 보면, 정말 신기할 정도로, 아니 경이로울 정도로 그 절묘함에 놀라곤 합니다. 그 시간, 그 장소, 그 선택. 수만가지의 경우의 수를 뛰어 넘은 채, 수십년 모르고 살던 사람이 어느 순간 가장 친한 친구, 연인으로 인연이 닿는 사실이 참 감사하고도 소중한 일이지요. 이름이 로또만 아니였지, 그러고보면 우리는 매순간 '인연의 확률'에서 승자 혹은 패자가 되는 듯합니다.(패자라하면 악연이겠지요)
아무튼, 누군가 나에게 먼 길을 오고 있을까도 궁금하지만, 내가 어떤 익명의 사람에게 먼 길을 가고 있는지 더 궁금합니다. 지금 나를 채워 주고있는 사람들로도 충분히 따뜻하고 소중한데 또 내 인생을 채워 줄 사람들이 더 있을까 하는 바보같은 의문도 들기도하고. 누군가에게 가는 길이건, 혹은 누군가가 나에게 오는 길이건. 서로 지나치지 않고, 서로를 알아보고 주저 앉아 물 마시며 웃을 수 있기를.
(조근조근 존댓말로 글을 쓰는 이동진 기자의 문체가 참 좋아보여서 존댓말로 써보니, 오 새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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