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ly 27, 2014

몇가지 생각


1. 버려둔 블로그에 슬금슬금 찾아왔다. 역시나 네이버 블로그보다 시끌벅적하지 않아 좋은 일기장 나의 블로그스팟이여.

2. 추억에 대한 예의
-한 달 사이에 새로운 상점이 생기고 없어지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나가는 모습을 자주본다. 얼마 전까지 익숙했던 공간인데 바뀐 낯선 모습에 적응이 필요할 때도 있다. 점점 속도가 빨라지는 서울은 추억에 대한 예의를 잊은지 오래다. 

누군가에게 첫 사랑의 고백이 서린 돌담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이별이 담긴 공중전화 박스일 수도, 또 누군가에게는 특별하지도 흔하지도 않은 추억이 담긴 장소가 점점 없어져 간다. 새로운 것, 깨끗한 것, 보기 좋은 것이 말 그대로 '더 좋은'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사람들 개개인이 품고 있는 추억이 담긴 곳들은 요즘 식의 편리한 장소로 간단히 무시되어 가는게 안타깝다. 서울엔 무언가 오래도록 지키고자하는 추억에 대한 예의라곤 찾을 수가 없다. 

건축가 故정기용 선생의 말처럼 도시는 시간이 달아나 버린지 오래다. 한옥마을 같은 전통적인 장소에 발걸음이 늘어나는 이유는, 마지막으로 시간이 머물 수 있는 자리를 찾으려는 현대인의 무의식적인 갈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3. 어른이 된다는 것
-늘 어른이 되는 순간인지 언제인지 궁금했다. 요즘들어 슬픈지 기쁜지 모르는 애매한 순간이 찾아 올때마다 이런 기분이 어른이 되어가는 징조인가 싶다. 특히 열정적이었던 무언가에 '무뎌진다' or '잊혀져 간다'는 느낌이 들때 그런 기분이 든다. 예전에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던 관심사들을 요즘 막상 떠올리려고하면 생각조차 나지 않을 때가 그렇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내 주변 사람들이 알겠지만 난 10대 초반부터 모 가수를 '정말' 좋아해서 매번 콘서트가 열리면 혼자서라도 꼬박꼬박 가서 가슴 설레했다. 그런데 얼마 전 그 가수의 콘서트에서 나도 모르게 음악에 집중하기 보다 내일 할 일을 떠올린다던가 딴 생각에 빠져 있었다. 10대와 20대 초반에 돈을 모아 간 그 때보다 지금은 콘서트 표나 음반을 마음만 먹으면 쉽게 살 수 있었는데도 마음은 그때와 같지 않았다. 우연히 청소하다 발견한 일기를 보거나 모아둔 음악 파일을 정리하고 있으면, 이런 것도 내가 좋아했나 싶기도하고 뭐 그렇다. 

-사람에게 쏟았던 애정이나 관심도 점점 무뎌져 간다. 예전에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보듯 나는 천성적으로 사람에 대한 애정이나 믿음이 깊다. 하지만 요즘 가장 무뎌진게 있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이다. 

몇 년사이 알게 모르게 마음이 다치기도 했고, 인간 관계에서 믿음을 주지도 갖지도 않는게 좋은 사이도 있다는 것도 알았다. 예전엔 나와 맞지 않더라도 상대에게 맞추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면, 이제는 그러한 피곤함에서 멀어지게 되어 더 좋다. 만나고 나면 기분이 좋지 않은 사람은 구지 다시 만나지 않는다. 내키지 않는 만남에 나가 분위기에 맞추지 않아도 되니 편할 때도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보다 지금 내 곁에 믿을만한 친구들에게 마음을 터 놓는 시간이 더 소중해졌다. 

하지만 한편으로 슬픈게, 타인과의 만남에서 무거운 얘기는 가급적이면 하지 말자는 생각이 강해졌다. 적어도 만나고나서 기분이 다운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친한 친구와의 만남을 제외하고는 보통의 만남에서는 괜찮지 않은 감정임에도 불구하고, 의식적으로 좋은 기분을 내비쳐야 한다는데 힘쓸 때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감정에 솔직해지지 못한다는 드라마 속의 말이 뭔지 이제야 실감이 난다.

어찌보면 하나하나 울고 웃던 시절이 심적으로는 더 피곤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점점 무뎌져가는 지금이 더 좋은 건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하면 무엇을 택할지도 잘 모르겠다.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과정이라는 어느 작가의 말에, 외로움과 더불어 '무뎌짐' 견디는 과정이라 덧붙이고 싶다. 




2 comments:

  1. 年齢とともに感受性が貧しくなるというのは、その通りかもしれないね。
    いっぽう、いろいろな経験をして打たれ強くなっているとも感じる。大人は強い。だから優しいのだと思う。歳をとって自分がどう変わっていくかは、本当に歳をとるまでわからないね。

    ReplyDelete
    Replies
    1. なるほど。まだ,としを取ってから欲念を去さって優しくなります。(例外はあるが)
      とにかくいいひととあいまってあたたかい人で歳をとりたいです。(良い日本語勉強の 練習ですね。)

      De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