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pril 19, 2013

여행 단상 1


(해변 걷다 찾은 사랑 모양 자갈 ㅎㅎ 한국으로 데리고 왔다.)

1. "어땠어 여행은?"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하지만 마땅히 대답하지 못하고 "어, 좋았어." 무미건조하게 마무리. 듣는 사람도 말하는 나도 당황스러운 대답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도 아직 여행 중인 것 같다. 여행 기간을 구지 따지자면 가기 전 준비기간과 실제 여행 기간, 그리고 여행 후 회복기간(?)까지 포함해야하지 않을까.

여행 중에는 사실 원초적인 생각 밖에 나지 않았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나'를 찾고, 미래를 생각하고, 과거를 놓아버리고... 등등. 떠나기 전엔 원대했지만, 막상 여행 중엔 내가 이렇게 단순한 사람이었나 싶었다.
'오늘은 뭘 먹을까. 한국에서 못 먹는 음식 다 먹어야지. 아 무지하게 춥다. 아 진짜 외롭다. 다리 무지하게 아프네. 오늘은 진짜 재밌네. 우와 이걸 어떻게 만들었을까.' 등등
다소 관광객스러운 모드로 돌아가서 여기저기 둘러보느라 막상 '나'에 대한 생각은 저멀리 사라진다.

여행을 시작할땐 '나'에 대해 생각을 하자고 다짐을 해서그런지 강박처럼 성당이나 해변에서 앉을 곳이 있다면 억지로라도 앉아 생각을 해보려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위에 나열한 생각들이 침투했고 눈이 번쩍!
그냥 나대로 살자.
자아찾기 그런 생각일랑 잊고 그냥 생각없이 여행해 보자고 눈을 돌렸다.  그러니 낯선 곳에서 '나'를 발견하긴 의외로 쉬웠다. 사소한 행동이나 일상적인 것에 대한 생각에서부터 내가 몰랐던 혹은 내가 무지 싫어하던 혹은 내가 좋아하던 내 모습이 두서없이 툭툭 튀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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