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31, 2010
Thursday, May 27, 2010
글
이 새벽에도 태어나고 죽고 사랑하고 배반하는 일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겠지요.
살아가는 일에 매번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마지막으로 가닿는 마음은, 찰나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는 자각입니다.
아직 미혹이라 매번 이 평범한 자각에 이르기까지 가슴이 확 뒤집어지는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만
섬광처럼 지나가는 순간순간을 아로새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 애쓰겠습니다.
그래도 당신에게로 가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된다면, 그건 제가 힘에 부치는 약속을 질러 한 것이지, 당신 탓이 아닙니다.
그러니 귀한 당신. 인간을 사랑하는 일에서 멀어지지 마세요. 당신은 많은 사람들의 아름다운 그늘이니 자괴심을 갖지 말아요.
힘껏 살아야 강렬하고 견고한 사유를 하지요. 여기가 끝이 아니니 어서 힘을 내서 또 걸으세요. 멀리, 끝없는 저 길 위를.
1996년 초가을에
신경숙 씀
살아가는 일에 매번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마지막으로 가닿는 마음은, 찰나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는 자각입니다.
아직 미혹이라 매번 이 평범한 자각에 이르기까지 가슴이 확 뒤집어지는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만
섬광처럼 지나가는 순간순간을 아로새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 애쓰겠습니다.
그래도 당신에게로 가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된다면, 그건 제가 힘에 부치는 약속을 질러 한 것이지, 당신 탓이 아닙니다.
그러니 귀한 당신. 인간을 사랑하는 일에서 멀어지지 마세요. 당신은 많은 사람들의 아름다운 그늘이니 자괴심을 갖지 말아요.
힘껏 살아야 강렬하고 견고한 사유를 하지요. 여기가 끝이 아니니 어서 힘을 내서 또 걸으세요. 멀리, 끝없는 저 길 위를.
1996년 초가을에
신경숙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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